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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매년 똑같이 지급된 ‘성과급 최소지급분’은 통상임금”

▲울산 중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사진=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법원 “매년 똑같이 지급된 ‘성과급 최소지급분’은 통상임금”

2026-04-29 15:52:00
업무추진비 대신 지급한 직급보조비도 통상임금 ‘인정’
매년 동일한 최소지급분을 보장한 공공기관 내부성과급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업무추진비 대신 지급된 직급보조비가 실비 변상이 아닌 일정액으로 지급돼 왔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제12민사부(재판장 이연진)는 지난 1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근로자 A 씨 등 1628명이 공단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매년 최소지급분 '동일'한 성과급은 '통상임금'
공단은 근로자들에게 전년도 성과등급을 기준으로 내부성과급을 지급했다. 성과급은 기본급의 60~140% 지급됐다. 성과등급이 최하등급이어도 기본급의 60% 지급은 보장됐다. 각종 수당에 대한 내부 규정은 매년 변화했지만 최소지급분에 대한 규정은 동일했다.
공단은 근로자들에게 중식보조비와 직급보조비도 지급했다. 직급보조비는 실비를 변상하던 업무추진비를 폐지한 뒤 도입된 것으로 직급에 따라 매월 19~90만 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공단은 법정수당과 퇴직연금(DC형) 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서 내부성과급, 중식보조비, 직급보조비를 제외했다. 이에 근로자들은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내부성과급 최소보장분이 매년 동일해 최소보장분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내부성과급 최소보장분은 2022년부터 변동 없이 근로자 모두에게 지급돼 왔다"며 "내부성과급이 전년도 근무 실적에 따라 지급되고 근무일수에 비례해 지급됐던 점을 고려하면 소정근로 대가성과 정기성, 일률성이 모두 인정돼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소지급분에 대해서는 근로자들이 확정적으로 지급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이미 형성된 상태"라며 "설사 공단이 특정 시점에 재직할 것을 지급 조건으로 했더라도 소정근로 대가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은 중식보조비와 직급보조비의 통상임금성도 인정했다. 직급보조비는 업무추진비의 대신해 지급됐지만 사전에 지급액이 확정됐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중식보조비와 직급보조비 모두 실제 비용과 무관하게 일정액이 지급됐다"며 "근로와 무관한 시혜적 급여도 아니어서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비록 직급보조비가 업무추진비 폐지 이후 도입됐더라도 업무추진비와 달리 실비 변상을 한 것이 아니라면 도입 목적만으로 통상임금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단은 내부 규정상 이사장이 보조비를 미지급할 수 있는 규정이 있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사장 재량에 따라 보조비의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미지급을 결정한 사례가 없다"며 "실제 미지급한 사례가 없다면 재량권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최소지급분 '매년 변동'하면 통상임금서 제외될 수도
대법원은 2024년 통상임금 판단기준에서 고정성을 제외한 이후 최소지급분이 있는 성과급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하고 있다.
안윤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인노무사는 "대법원이 통상임금 판단기준에서 고정성을 제외하기 전에는 최소지급분이 있는 공공기관 성과급의 통상임금성 판단도 엇갈리곤 했다"며 "많은 공공기관이 최소지급분이 있는 성과급도 지급 시기를 미루는 경우가 많아 고정성이 부정돼 통상임금성이 부정되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고정성을 폐지한 후에는 지급 시기를 미루더라도 법원이 성과급을 전년도 근로의 대가로 판단해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최소지급분이 있는 공공기관 성과급의 경우 최소지급분이 변동되지 않았는지 여부가 통상임금 판단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안 노무사는 "성과급 최소지급분이 내부 규정에 규정돼 있다면 통상임금으로 인정될 확률이 높다"면서도 "최소지급분 규정이 있더라도 이것이 매년 변동될 경우에는 통상임금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지급분이 정부 예산운용지침, 예산편성기준 등에서만 규정돼 있어 명확하지 않거나 내부 규정을 두고 있더라도 기준이 모호할 경우 법원이 지급 관행을 살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지급 관행 등을 통해 최소지급분이 실제 존재했는지가 소송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