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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부당해고 확정돼도 같은 사유로 ‘재징계’ 가능”
2026-04-15 17:21:00
“재징계 시 ‘소명 기회’ 생략해도 적법”…기업들, 재징계 땐 ‘징계 시효’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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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신용협동조합 중앙회(사진=신용협동조합)
부당해고 확정 판결을 받은 근로자에게 같은 징계사유로 정직 처분을 내린 것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최초 징계 과정에서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다면 재징계 과정에서 별도의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도 징계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재판장 김도균)는 최근 대아신용협동조합 근로자 A 씨가 대아신협을 상대로 낸 징계 정직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최초 징계는 '부당해고' 확정…재징계 결과는?
대아신협에서 일한 A 씨는 2018년 ▲감정평가사로부터 400만 원의 금품 수수 ▲특정인 부정 담보대출 ▲이자 부당 감면 처리(1580만 원 손실)를 이유로 신협에서 해고됐다.
A 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확정 판결을 받았다. 판결이 확정되자 신협은 A 씨에 대한 징계절차에 다시 들어갔다. 신협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번엔 A 씨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A 씨는 정직 3개월도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해고와 달리 정직은 징계 양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의 비위행위는 신용협동조합법 시행규칙에 따라 정직이 충분히 가능한 사유"라며 "징계 사유 전반을 고려하면 정직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 재량권이 일탈⋅남용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A 씨는 자신이 신협 중앙회장의 표창을 받아 징계가 더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최초 징계 과정에서 표창으로 인한 감경을 주장했다"며 "표창이 임의적 감경 사유에 해당하고 이미 과거에 이를 주장해 재징계에서 이를 반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소명 기회는 최초 징계 때 한 번이면 충분"
A 씨는 재징계 과정에서 별도의 소명 기회를 부여받지 못해 징계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신협은 최초 징계 과정에서는 A 씨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했지만, 재징계 과정에서는 별도로 부여하지 않았다.
법원은 재징계 과정에서 별도의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더라도 징계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재징계 과정에서 A 씨에게 별도의 소명 기회나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더라도 A 씨는 최초 징계를 위한 징계위원회와 법원 소송 과정에서 이미 충분한 소명 기회를 받았다"며 "재징계 과정에서 별도의 소명 기회가 없었더라도 징계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재징계 시 별도의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지만, 기업이 내부 규정에 징계 시 소명 기회를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 이 경우엔 재징계 시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으면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조윤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이번 사건처럼 기업이 징계 시 소명 기회 부여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다면 재징계 시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도 징계가 적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피징계자의 소명 기회를 보장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면 재징계 시에도 별도의 소명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초 징계에 대한 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 재징계가 이루어질 경우 징계 시효가 문제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 변호사는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 시효를 정하고 있다면 재징계 시 징계 시효가 끝났는지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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